CES 2016에서의 주요 키워드 4가지
2016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총 3일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국제전자제품 박람회(CES)가 열렸습니다. 이번 CES 2016에는 3,600여 업체가 참가해 다양한 최신가전 및 혁신기술 등을 선보였을 뿐 아니라 17만 6천여명이라는 역대 최대 관람객 수를 기록하며 막을 내렸습니다. LG는 8K 해상도를 구현한 TV를, 삼성은 냉장고 문 터치스크린을 통해 식료품을 바로 주문 및 결제할 수 있는 “삼성 패밀리 허브 냉장고”를 선보였고, Sony는 고해상 오디오 턴테이블을 발표했습니다.
그릴용 청소 로봇이나 유인 드론과 큰 관련성이 없는 미디어 기업들에게 이런 가전 업체의 제품 발표는 큰 흥미거리가 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가전업체들의 디지털 부문에 대한 지속적인 혁신과 투자는 여전히 미디어 기업에게는 큰 관심사 입니다. 아침부터 저녁까지 다양한 고객, 잠재고객, 그리고 파트너사들과 만나며 나누었던 대화들을 되새기며 2016년을 지배 할 몇가지 주요 키워드에 대해 정리해 보았습니다.
OTT: “쇼 미 더 머니”
CES 기간 동안 미디어 기업들 사이의 최고 관심사는 OTT(Over The Top)였습니다. 기존의 지상파 방송사들이 방송과 디지털에 걸쳐 시청자를 통합하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해 옴에 따라 지상파와 디지털 방송 사이의 경계가 점점 사라지고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디지털 기업들이 자체적으로 프리미엄 콘텐츠를 제작하는 사례가 늘어남에 따라 오늘날의 디지털 플랫폼은 방송사업자의 편성에 따른 선형적(linear) 형태에서 원하는 콘텐츠를 선택해 시청할 수 있는 온디맨드(on-demand) 형태로 확장되어오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로 아마존은 "모짜르트 인 더 정글" 이라는 드라마를 제작해 2016년 골든글로브에서 TV, 뮤지컬, 코미디 부문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했습니다. 더불어 기존 방송사들은 디지털 플랫폼에서 함께 시청 가능한 콘텐츠를 확대해 나가고 있을뿐 아니라 싱글 스크린에서 벗어나 다양한 디바이스 시청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ESPN은 Megacast를 통해 ESPN, ESPN2, ESPN3, ESPN News, ESPN Deportes, ESPNU 그리고 WatchESPN 등 모든 ESPN 채널에 걸쳐 미국 대학 풋볼 챔피언십 플레이 오프(CFP) 경기를 원하는 디바이스로 언제든지 시청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습니다. 광고에서부터 구독 비즈니스 모델에 이르기까지 미디어 기업들은 지속적으로 데스크탑, TV뿐 아니라 다양한 디바이스에 걸쳐 시청자들의 인게이지먼트를 향상시키기 위한 노력을 해 오고 있습니다.
4K의 대중화
2년 전 CES에서 화제의 중심은 4K 였습니다. 대부분의 소비자들은 스크린 사이즈나 디바이스에서 부터의 거리, 콘텐츠의 질에 따라 어떤 장점들을 활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큰 관심을 두지 않고 단순히 “더 큰 것 혹은 해상도가 높은 것이 더 좋다!”라는 단순한 내용으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2015년의 각종 수치를 종합해 봤을 때 전세계 4K TV의 출하 대수는 3천만대를 가뿐히 넘어설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2년 전 미디어 기업들은 풀 HD보다 4배나 더 높은 4K 화질을 어떻게하면 가장 합리적인 비용으로 전달할 수 있을지 그리고 어떻게하면 시청자들이 어디에 있든 최고의 시청 경험을 보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문제에 직면해 있었습니다. 스토리지 크기와 전송 필요조건을 획기적으로 감소시켜 4K 콘텐츠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HEVC(고효율 동영상 코덱)에 대한 관심이 점점 늘어나고 있었지만 디바이스 제조사들의 느린 도입 뿐 아니라 다양한 특허풀(Patent Pools) 구성과 HEVC를 대체할 수 있는 코덱을 개발하고 있는 오픈 미디어 연합(Alliance for Open Media)로 인해 HEVC의 성장은 정체기에 머무를 수 밖에 없었습니다.
이런 불확실성에도 불구하고 많은 미디어 기업들은 지난 몇 년에 걸쳐 콘텐츠 제작, 구입, 인코딩, 배포 그리고 HEVC 지원 및 미지원 4K 콘텐츠 재생을 위해 방송 워크플로를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 해오고 있습니다. 미디어 기업들은 법률적인 문제가 해결되기만을 기다리고 있지 않고 4K 시장으로 이미 진입했습니다. 이에 따라 미디어 기업들은 2016년 디지털 방송 도입과 4K 콘텐츠의 성장을 직접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모든 곳에 4K를 도입하기를 원하는 기업들에게 가장 큰 위험요소는 이윤창출에 대한 부담입니다. 구독기반의 사업 모델이 4K 스트리밍 서비스에 따른 추가 비용 상쇄에 프리미엄 가격 정책을 도입할 지에 대해서는 아직 결정된 바가 없습니다. 또한 광고 기반의 모델의 경우는 높은 화질 전송에 따라 CPM(광고단가)을 네 배로 올릴 수 있는 가능성 또한 낮아보입니다.
2016년 대세 HDR
지난 몇년간 4K는 주로 UHD 및 Ultra HD와 대체 가능한 것처럼 사용되었습니다. 하지만 오늘날 UHD에 대한 정의는 4K와 종종 간과되는 HDR(High Dynamic Range)까지 포함하도록 확장되었습니다. 4K는 최고의 해상도를 제공하지만 시청자가 스 크린 크기와 스크린에서부터의 거리에 따라 이 해상도의 차이를 확실히 인지하는지를 파악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습니다.
현재 8비트 RGB 컬러 모델은 각각의 색상을 256 계조 단계로 1,600만개에 이르는 색상을 표현합니다. 새로운 HDR 10비트 색상모델의 경우는 1,024 계조 단계로 10억개의 색상을 표현해 냅니다. 결과적으로 HDR은 표현 가능한 색상의 수를 크게 증가시켰고, 추가된 다양하고 풍부한 색상은 시청자들이 시청 화면 크기가 4인치이든 40인치이든 동일하게 고화질로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 합니다.
이번 CES에서 다양한 제조사들은 Ultra HD 얼라이언스가 발표한 새로운 규격에 따라 Ultra HD Premium에 대한 지원을 발표했습니다. 더불어 디지털 영역에서 빼 놓을수 없는 Netflix와 Amazon Prime Instant Video 또한 HDR에 대한 지원을 발표했고, 특히 아마존은 2015년 삼성 SUHD TV로 한정적이지만 4K UHD 영화와 TV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HEVC가 라이센싱과 디바이스 문제로 도입이 늦춰져 왔었다면 HDR은 Dolby, Philips 그리고 Technicolor와 같은 제조사의 다양한 포맷으로 인해 도입에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지난 주 Philips와 Technicolor는 HDR 솔루션을 위한 전송 로드맵을 통합하기로 했습니다. 디지털 워크플로와 소비자 디바이스가 모두 통합됨에 따라 HDR은 성장을 위한 준비를 모두 마친 상태입니다.
VR/ 이머시브 비디오
3DTV는 왕좌의 자리에 잠시 머물렀지만 이의 하락세가 몹시 빨 랐고 이 하락세는 누구나 충분히 예상 가능한 일이었습니다. 이머시브 비디오는 디지털 공룡 페이스북(오큘러스), 구글(카드보드), 그리고 소니(프로젝트 모피어스)와 디즈니, 레전더리 픽처스, 뉴욕타임즈와 같은 콘텐츠 제작자들이 트렌드를 반영해 실현 가능한 트렌드를 만들어 이머시브 비디오를 지원할 때까지는 3DTV와 비슷한 길을 걸어갈지도 모릅니다.
2015년 페이스북 개발자 컨퍼런스 F8에서 오큘러스 Rift로 이머시브 라이브 스트리밍 비디오를 경험해보았고, SXSW 2015에서 Samsung의 Gear VR을 체험해 보았습니다. SNL의 40주년 스페셜 생방송에 방청객으로 참석하기도하고 4D 햅틱 Divergent 경험까지 할 수 있었습니다. CES 2016에서 가상현실 하드웨어와 이머시브 비디오 데모는 가장 많은 관심을 사로잡았습니다.
Discovery의 가상현실(VR) 경험 또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VR과 이머시브 비디오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면 이들의 사촌격이라 할 수 있는 360도 비디오(spherical video)는 Facebook, Discovery 및 USA Today를 통해 사람들의 관심을 집중시켰습니다. 360도 비디오는 이머시브 비디오가 전달할 수 없는 주요 장점을 제공합니다. 값 비싼 디바이스를 구입할 필요 없이 다양한 사람들이 콘텐츠를 시청할 수 있게해 인게이지먼트를 효율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습니다.
요약해보면, CES 2016에서 OTT, 4K, HDR 그리고 VR 이 4가지를 핵심 키워드로 꼽을 수 있습니다. 컨퍼런스 자체는 놀랄만한 무엇인가를 제공하지는 않았지만 미디어 기업이 주는 메시지는 아주 명료했습니다. 이에 따라 2016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수익화 모델의 성공을 위한 노력이 지속됨에 따라 디지털 비디오에 대한 또다른 혁신과 투자의 해가 될 것입니다.